랜디 가드너의 수면 박탈 실험 – 5일간 무수면 상태에서 나타나는 신체적·정신적 변화와 실제 사례

한 실험에서, 수면 박탈 상태의 참가자가 얼굴과 몸에 여러 전극을 부착한 채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 받고 있습니다.

건강한 성인이 5일 동안 전혀 잠을 자지 않는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1964년, 미국의 17세 고등학생 랜디 가드너는 과학 프로젝트로 무려 11일 25분(총 264시간) 동안 한숨도 자지 않는 도전에 성공했습니다. 이 도전은 이후 윤리적인 문제로 기네스 기록에서 사라질 정도로 위험한 일이었지만, 덕분에 인간의 극한 수면 박탈 상태에서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랜디 가드너의 사례를 비롯한 연구들을 참고하여, 무수면 상태가 1일차부터 5일차까지 지속될 때 나타나는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하루 단위로 알아보겠습니다.

1일차: 깨어있는 지 24시간째 – 피곤함과 경미한 인지 저하

피곤한 남자

무수면 첫째 날(24시간 경과)에는 밤을 새운 다음 날과 비슷한 정도의 피로감과 약간의 예민함이 나타납니다. 꾸준히 잠을 못 자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는 등 기분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24시간 이상 깨어 있으면 술에 취한 것과 유사한 인지 저하가 온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반응 속도가 둔해지고 판단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며, 말이 느려지고 발음이 어눌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시야가 흐릿해지거나 소리가 잘 안 들리고, 손놀림 등 협응 능력이 떨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손이 떨리거나 근육이 긴장되는 등 신체적인 변화를 겪기도 합니다. 이 시점에는 몸이 피로를 만회하려고 스트레스 호르몬(코티솔, 아드레날린 등) 분비를 늘리기도 하는데, 이는 잠을 자지 못해 저하된 에너지를 보충하려는 신체의 보상 작용입니다. 전반적으로 첫날은 무척 피곤하고 머리가 멍한 상태이지만, 아직은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시간 무수면은 매우 위험합니다
24시간만 지나도 반응속도·판단력이 급격히 저하되며, 3~5일 구간에서는 환각·망상 등 급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절대 시도하지 마십시오.

2일차: 깨어있는 지 48시간째 – 집중력 저하와 미세 수면의 시작

미세 수면에 빠진 남자

둘째 날(48시간 경과)이 되면 몸과 정신의 피로가 한층 누적되어 증상이 뚜렷해집니다. 눈의 초점을 맞추기가 어려워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고, 두 눈이 쉽게 풀리거나 간헐적으로 초점 장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무언가를 만졌을 때 그것이 무엇인지 바로 알아차리기 힘든 감각 둔화 현상도 보고되는데, 이는 수면 부족으로 뇌의 감각 처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 랜디 가드너의 실험 관찰 기록에 따르면, 2일째에 그는 눈을 제대로 움직여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했고, 촉감만으로 물건을 식별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 시기에는 머리가 멍해지고 사고 속도가 느려지면서, 간단한 작업도 평소보다 실수가 잦아집니다.

또한 미세 수면(microsleep)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수 있는데, 이는 뇌가 아주 짧게 강제적으로 잠에 드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깨어 있으려고 애쓰는 도중에도 몇 초에서 길게는 20~30초 정도 뇌가 스스로 ‘깜빡 잠드는’ 순간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정작 본인은 그 순간에 잠에 들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정신이 돌아왔을 때 잠시 방향 감각을 잃거나 멍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 날에는 이처럼 인지능력과 감각 기능 저하, 짧은 마이크로수면으로 인한 깜빡거림 등이 두드러지며, 점점 정상적인 집중력 유지가 어려워지는 단계에 이릅니다.

3일차: 깨어있는 지 72시간째 – 인지 기능 급속 악화와 초기 환각

인지기능이 악화된 남자

셋째 날(72시간 경과)부터는 정신적 혼란과 신체적 불균형이 한층 두드러집니다. 잠을 전혀 자지 않은 지 3일 정도 지나면 기억력과 사고력이 급격히 떨어져, 방금 하려던 말도 중간에 잊어버리거나 간단한 계산조차 매우 어렵게 느껴집니다.

실제로 랜디 가드너도 3일째에 이미 기분이 매우 불안정해지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는 등 평소와 다른 감정 기복을 보였다고 합니다.

또한 간단한 혀 꼬기 문장조차 따라 하지 못할 만큼 말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몸의 협응 능력이 저하되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소뇌 등 뇌의 운동 조절 기능이 잠 부족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나타나는 경도 실조(失調)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뇌가 완전히 깨어 있지 못하다 보니 걸음걸이가 휘청거리거나 물건을 잘 떨어뜨리는 등 운동 신경의 미세한 조정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현실 감각의 이상도 이 시기에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옆에 있는 물체를 다른 것으로 착각하거나 눈앞에 없는 것이 언뜻 보였다 사라지는 등, 이상한 지각 경험을 하는 경우가 보고됩니다.

이런 초기 환각 증상은 아주 뚜렷하지는 않지만, 뇌가 점점 현실과 꿈의 경계를 혼동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3일차에는 이처럼 인지 기능의 급속한 악화와 함께 기분 변화, 그리고 일종의 감각 착오 현상이 더해지면서 정상적인 의사소통이나 작업 수행이 갈수록 어려워집니다.

4일차: 깨어있는 지 96시간째 – 환각과 망상의 등장

환각과 망상에 빠진 남자

넷째 날(96시간 경과)이면 수면 부족으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붕괴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납니다. 이때부터는 주변 사람들이 느낄 정도로 예민하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 랜디 가드너는 4일째에 질문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짜증을 내는 등 감정 기복이 극심해지고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단기 기억력이 심각하게 손상되어 방금 나눈 대화도 잊어버리거나, 한참 동안 멍하니 집중하지 못하고 주의를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네 번째 날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환각의 시작입니다. 가드너의 관찰 기록에 따르면, 4일차에 그는 처음으로 뚜렷한 환각을 경험했습니다. 길가의 도로 표지판이 사람으로 보이는 착시가 나타났고, 잠시 동안 자신을 유명한 미식축구 선수라고 믿는 망상에도 사로잡혔다고 합니다.

이처럼 수면 박탈 4일째가 되면 뇌가 현실 감각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감각적 환영이나 망상적 사고가 표출될 수 있습니다. 뇌파 검사 등을 해보면 이 시기에는 깨어 있어도 마치 꿈을 꾸는 REM 수면 상태에 일부 가까운 뇌 활동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깨어 있는 동안에도 뇌 일부가 제대로 깨어 있지 못하고 꿈과 비슷한 착각을 빚어내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따라 환청이나 환시 등 다양한 형태의 환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 때문에 당사자는 극도의 혼란과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신체적으로도 한계를 드러내는 시점이라, 얼굴이 창백해지고 눈 밑이 검게 몰리는 등 겉모습에서도 극도의 피로가 드러나며, 미세한 손떨림이나 근육 경련이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요컨대 4일차에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지고 인지·감각 기능이 크게 손상되면서, 정상적인 사고와 행동이 거의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1960년대 관찰 기록에는 4~5일차에 도로 표지판을 사람으로 착각하는 등 뚜렷한 환각이 등장하고, 문장을 끝까지 말하지 못하는 언어 장애가 보고되었습니다.
— 역사적 무수면 실험 관찰 메모에서

5일차: 깨어있는 지 120시간 – 심각한 환각의 심화 인지 붕괴

심각한 인지 붕괴에 빠진 남자 그림

다섯째 날(120시간 경과)에는 수면 박탈로 인한 증상이 극한으로 치닫는 단계입니다. 이 시점에서 당사자는 깨어 있는 꿈을 꾸는 것처럼 현실과 환각을 거의 구분하지 못하게 됩니다. 환각은 더욱 생생하고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실제 5일째가 되자 랜디 가드너는 방 안 바닥에 마치 숲속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이 펼쳐져 있는 환상을 보았다고 합니다. 주변에 전혀 없는 형체나 소리가 실감나게 느껴져 말을 걸거나 피하려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가드너의 경우 잠깐 후에야 그것이 환영임을 깨달았다고 하지만, 이 시기의 환각은 꿈과 현실이 뒤섞일 만큼 강렬하여 당사자를 매우 불안하고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인지 능력은 사실상 붕괴 상태에 이르러, 몇 초 전 일어난 일도 기억하기 힘들고 논리적인 사고나 판단은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말을 이어가는 능력도 크게 떨어져서, 한 문장을 끝까지 말하지 못하고 중간에 잊어버리거나 엉뚱한 단어를 내뱉는 일이 생깁니다. 실제 기록에 따르면, 5일차 무렵부터 가드너의 말이 흐려지고 문장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고 합니다.

또한 발음이 분명치 않고 혀가 꼬이는 등 언어 구사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며, 앞뒤가 맞지 않는 혼란스러운 말을 내뱉기도 합니다. 현실 인식이 완전히 흐려지면서 자신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들이 잦아지고, 심하면 본인이 누구인지조차 헷갈리는 정신적 혼미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일부 순간에는 극심한 피해망상이나 공포감에 사로잡혀, 누군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고 믿거나 주위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이는 뇌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감정 조절 기능마저 상실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실제로 이 단계에서는 사람의 정신 상태가 급성 정신병(psychosis)과 매우 유사해진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다섯째 날의 신체 상태 역시 위험 수준인데, 면역 기능은 극도로 저하되어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심장박동이나 혈압 등에서도 큰 불규칙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피로 물질의 축적으로 피부빛은 창백하고 눈은 충혈되며, 몸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 순간순간 쓰러질 듯 비틀거립니다.

요약하면, 5일 동안 이어진 완전한 수면 박탈심각한 환각과 인지 기능 상실을 불러와 정신적으로 거의 붕괴된 상태에 이르게 하며, 신체적으로도 한계에 가까운 위독한 수준의 피로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1일2일3일4일5일

결론

결과적으로 5일간의 무수면 상태만으로도 이처럼 신체적·정신적 기능의 심각한 이상이 나타납니다. 랜디 가드너는 최종적으로 11일째까지 버틴 후에야 잠을 잤고, 약 14시간의 깊은 수면을 취한 뒤 비교적 정상 상태로 회복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행히 큰 후유증은 없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특이한 사례일 뿐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극단적인 수면 부족 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생명을 위협할 만큼 위험하며, 실제로 5일을 넘겨 잠을 자지 못하면 장기 손상이나 면역체계 붕괴,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뇌의 기능이 잠시씩 멈춰 버리는 미세 수면이 잦아지고, 현실 감각이 심하게 왜곡되어 정신 질환과 유사한 증상까지 나타나므로, 장기간의 수면 박탈은 어떠한 경우에도 피해야 할 위험한 상태입니다.

이번 랜디 가드너의 사례 역시 그러한 위험성을 일깨워 준 극단적인 예로 남아 있으며, 이후 기네스 세계기록부에서도 수면 박탈 관련 기록을 받지 않을 정도로 무수면 도전은 금기시되고 있습니다. 결국 인간에게 잠은 물이나 공기만큼이나 필수적인 요소로, 하루 이틀의 부족만으로도 신체·정신에 큰 영향을 미치고 5일 이상의 극단적 박탈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집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무리한 밤샘을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극단적인 무수면 실험 사례는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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