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의 ‘잠’까지 상품으로 만들었나

상품사이에서 수면을 취하고 있는 남성 이미지

퇴근하고 집에 와서 멍하니 휴대폰을 보다가, “오늘도 못 잤다…”를 중얼거리며 출근 준비를 해 본 적, 아마 한두 번은 있으실 겁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숙면”을 위해 돈을 씁니다. 비싼 매트리스, 수면 보조제, 수면 측정 앱과 웨어러블, 수면 카페, 수면 호텔까지.

원래 잠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생리적 필요였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걸까요?
이 글에서는 ‘수면 경제(sleep economy)’라고 불릴 정도로 커진 시장을 살펴보며, 자본주의가 우리의 잠을 어떻게 상품으로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무엇을 조심하고 어떻게 현명하게 선택해야 하는지 차분히 짚어보겠습니다.


Table of Contents

나는 수면 경제의 어느 위치에 있을까?

지난 6개월을 떠올리며, 나에게 가장 가까운 선택지를 골라 보세요. 점수는 잘잘못을 가리는 기준이 아니라, 내가 어떤 패턴에 가까운지 살펴보는 참고용 지표입니다.

1. 수면을 위해 새로 구입한 제품·서비스의 수는?

2. 내 잠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3. 수면 앱·웨어러블을 보는 나의 태도는?

4. 수면 관련 지출을 떠올릴 때 드는 생각은?

* 이 테스트는 진단이 아니라, 글을 읽기 전에 나의 위치를 잠깐 돌아보는 용도입니다.

1. ‘수면 경제’란 무엇인가 – 정의와 규모

‘수면 경제’란 말 그대로 잠과 관련된 모든 상품·서비스가 만들어내는 시장을 뜻합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됩니다.

  • 매트리스, 베개, 침구, 암막 커튼, 수면 조명, 화이트 노이즈 기기 등 각종 물리적 제품
  • 멜라토닌을 비롯한 수면 보조제·영양제, 수면제 등 의약품·건기식
  • 수면 앱, 명상·ASMR 앱, 웨어러블 수면 트래커, 스마트워치·링·밴드 등
  • 수면 카페, 수면 전문 호텔·리조트, ‘슬립 투어리즘’ 같은 체험 서비스

최근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수면 보조·관련 산업은 이미 1000억 달러를 훌쩍 넘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습니다. 한 보고서는 2019년 전 세계 수면 경제 규모를 약 4,320억 달러로 추산하고, 몇 년 안에 5,85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보다 좁게 봐도, 수면 보조제·수면제 시장만 2024년 기준 약 77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앞으로도 연 5% 안팎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멜라토닌 같은 수면 보조제 시장도 2024년 약 28억 달러로 평가되며, 2030년까지 60억 달러 이상으로 커질 전망입니다.

여기에 웨어러블 수면 트래커 시장이 2024년 기준 약 149억 달러 규모, 2034년에는 408억 달러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해지면, 잠이 이제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거대한 비즈니스 영역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나의 수면 관련 지출은 어느 정도 레벨일까?

대략적인 월평균 지출을 입력해 보면, 수면 경제 안에서 나의 소비 레벨을 느낌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재무 설계가 아니라, 글의 맥락을 체감하기 위한 간단한 도구입니다.

* 매트리스·침구, 수면 보조제, 앱 구독료, 수면 카페·호텔 이용료 등을 모두 합친 대략적인 금액을 떠올려 보세요.


2. 원래 잠은 ‘그냥 자는 것’이었다 – 잠의 상품화는 언제부터 시작됐나

잠은 인류의 역사 내내 존재했지만, 잠을 둘러싼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진 것은 매우 최근의 일입니다.

2-1. 산업화와 규율된 수면

  • 산업혁명 이전에는 사람들의 수면 시간이 지금보다 더 유연했습니다. 계절과 노동 형태에 따라 ‘두 번 나누어 자기’ 같은 패턴도 흔했습니다.
  • 하지만 공장제 노동과 정시 출근·퇴근이 자리 잡으면서, “정해진 시간에 자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야 하는” 규율이 강화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얼마나 효율적으로 잠을 자서 다음 날 노동에 투입될 수 있는가”가 중요해지면서, 수면은 점점 생산성을 위한 도구로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2-2. 20세기: 매트리스·수면제·수면 클리닉의 등장

20세기 중반 이후에는 광고와 대중매체를 통해 매트리스, 베개, 수면제 등이 본격적으로 마케팅되면서, 수면은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 고급 매트리스·침구는 건강과 성공의 상징처럼 포장되었고,
  • 수면제·진정제는 바쁜 현대인의 “잠깐의 탈출구”로 소개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때까지는 주로 물리적인 제품과 약이 중심이었고, 지금처럼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형태는 아니었습니다.


3. 현대 자본주의는 어떻게 ‘수면 문제’를 만들어 내는가

오늘날 수면 경제는 단순히 “수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시장”이 아니라, 수면 문제 자체를 부분적으로 만들어 내는 구조와 맞물려 있습니다.

3-1. 24시간 접속 사회와 만성 수면 부족

스마트폰과 인터넷, 재택·야간 근무, 플랫폼 노동 등으로 우리의 하루는 사실상 “24시간 온라인”에 가까워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 야간에도 메시지·알림이 쉴 새 없이 도착하고
  • 글로벌 업무·SNS 덕에 “언제든 응답 가능한 사람”이 기대되며
  • 야근, 부업, 돌봄 노동이 겹치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그 결과, 현대인은 충분히 자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잠을 줄이게 되는 상황에 놓이기 쉽습니다.

3-2. “잠을 줄여 더 일하라”에서 “잠도 성과로 관리하라”로

한편에서는 “잠은 줄이고 일하라”는 식의 과로 문화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고성과를 위해서라도 잘 자야 한다”는 메시지도 강하게 등장합니다. 기업과 마케팅은 수면을 또 다른 ‘자기계발’의 대상으로 내세웁니다.

이때 잠은 더 이상 자연스러운 회복이 아니라,

  • 관리해야 할 지표,
  • 투자해야 할 자산,
  • 최적화해야 할 시스템으로 취급됩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잠이 부족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수면 상품·서비스의 잠재 고객이 됩니다.


4. 수면을 둘러싼 대표 상품·서비스 유형

수면 경제의 다양한 얼굴

4-1. 수면 보조제·약: 쉽게 살 수 있지만, 의존성은 경계해야

수면 보조제·수면제 시장은 수면 경제의 가장 눈에 띄는 영역입니다. 멜라토닌, 마그네슘, 허브 블렌드, ‘수면용’ 건강기능식품, 처방 수면제까지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수면 보조제 시장은 2024년 약 7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고, 향후 10여 년 간 꾸준히 성장할 전망입니다.

  • 장점: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단기간 시차 적응이나 일시적인 불면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한계·위험:
    • 원인(스트레스, 생활 리듬, 질환 등)을 해결하지 못한 채 “약 없이 못 자는 상태”로 굳어질 수 있습니다.
    • 다른 약과의 상호작용, 장기 복용 시 부작용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만성 불면의 경우 행동·인지 요법(CBT-I)을 우선 고려하고, 약물은 보조적·단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권고합니다.

4-2. 매트리스·침구·수면 환경 제품: “얼마까지 투자할 것인가”

고가 매트리스, 인체공학적 베개, 체압 분산 침구, 온도 조절 토퍼, 암막 커튼, 수면용 조명 등은 이미 익숙한 상품들입니다.

이들 제품은 실제로 소음·온도·체압 등 수면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 지나치게 비싼 제품이 “이 정도는 해야 제대로 자는 사람”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팔릴 때,
  • 마치 비싼 제품이 없으면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기본적으로 적당한 온도(약간 서늘한 정도), 어둡고 조용한 환경, 규칙적인 취침·기상시간이 수면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반복해서 보고됩니다. 가격보다 환경의 기본 원칙을 먼저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4-3. 수면 앱·트래커·데이터: “수면을 숫자로 보는 시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빠르게 성장한 영역은 바로 수면 앱과 웨어러블 트래커입니다.

  • 스마트워치·링·밴드가 밤새 수면 단계, 뒤척임, 심박수, 호흡수 등을 측정하고,
  • 아침에 “수면 점수”, “회복 점수” 등을 알려주며,
  • 앱은 이에 맞춰 수면 위생 팁, 명상 콘텐츠, 알림 등을 제공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데이터는 실제로 수면 패턴을 파악하고 생활습관을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헬스케어 현장에서는 웨어러블 데이터가 예방·질환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도 큽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면을 너무 많이 수치화한 나머지 불안을 키우는 역효과”도 보고됩니다. 트래커 점수에 집착해 “오늘 점수가 낮으니 망했다”는 생각을 반복하는 현상을 가리켜 일부 연구자들은 ‘수면 데이터 강박’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4-4. 수면 카페·수면 호텔·슬립 투어리즘: 경험으로 팔리는 휴식

도심 한복판에 있는 수면 카페, 숙면을 전면에 내세운 슬립 호텔, ‘숙면 프로그램’을 포함한 슬립 투어리즘 상품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 조용한 캡슐, 어두운 조명, 아로마, 화이트 노이즈를 갖춘 공간을 일정 시간 이용하게 하고,
  • 일상에서 확보하지 못한 깊은 낮잠·밤잠을 “서비스로 구매”하는 형태입니다.

이런 서비스는 특히 집이 너무 좁거나, 아이를 돌보거나, 교대근무를 하는 사람에게 실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동시에, “잠조차 돈을 내야만 제대로 잘 수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는 비판도 함께 존재합니다.


5. 데이터로 측정되는 잠: 편리함과 감시 자본주의 사이

수면 앱과 웨어러블이 확산되면서, 우리의 잠은 데이터로 기록되는 행위가 되었습니다.

  • 언제 잠들고, 몇 번 깨고, 얼마나 뒤척였는지
  • 심박수는 어떻게 변했고, 스트레스 지수는 어땠는지

이 모든 정보가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되고, 분석되고, 때로는 다른 기업과 공유됩니다. 최근 한 연구는 주요 웨어러블 제조사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분석했는데, 많은 기업이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공유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 데이터는:

  • 개인에게는 수면 건강을 관리하는 도구가 될 수 있지만,
  •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 프로파일링과 타깃 광고에 매우 매력적인 자원이기도 합니다.

향후 보험사·고용주 등이 수면 데이터를 참고해 보험료·채용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런 흐름을 넓은 의미에서 감시 자본주의의 한 단면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내 수면 데이터, 이 정도는 확인해 보고 있나요?

현재 사용 중인 수면 앱·웨어러블을 떠올리며, 아래 항목을 눌러 보세요. 각 항목을 클릭하면, 왜 중요한지 짧은 설명이 펼쳐집니다.

심박수·수면 단계·위치 정보뿐 아니라, 앱 사용 패턴과 디바이스 정보까지 함께 수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항목이 수집·저장되는지 한 번쯤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통해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서비스는 광고 파트너, 연구 기관, 그룹 프로그램(회사·보험사 등)과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제3자 제공” 항목을 통해, 내가 동의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해 보세요.
대부분의 서비스는 계정 삭제, 데이터 다운로드·삭제 권한을 제공합니다. 장기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앱이라면, 기록을 남길지·지울지를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습니다.
회사 복지, 보험 할인 프로그램과 연동된 수면 트래커는 장점도 있지만, 어디까지가 익명 통계이고 어디서부터가 개인 정보인지 경계가 흐려질 수 있습니다. 참여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구조인지 확인해 보세요.

6. 수면 상품화가 개인에게 미치는 긍정·부정적 영향

6-1. 긍정적인 면: 정보와 치료 접근성 확대

  • 수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이전보다 수면 장애를 ‘문제로 인식하고 도움을 구하는 사람’이 늘어났습니다.
  • 디지털 기반의 인지행동치료(CBT-I) 앱·디지털 치료제는, 전문 치료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새로운 치료 경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수면 위생, 수면 리듬, 카페인·알코올 영향에 대한 대중적인 정보도 풍부해졌습니다.

즉, 수면이 상품이 되는 과정은 역설적으로 수면을 “건강 이슈”로 끌어올린 효과도 있습니다.

6-2. 부정적인 면: 불안과 비용, 그리고 불평등

하지만 그 이면에는 몇 가지 문제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1. “완벽한 수면”에 대한 압박
    • 점수와 그래프에 익숙해지면서, “깊은 수면 몇 %, 점수 90점 이상”을 목표로 삼다 보면 오히려 잠이 더 안 올 수 있습니다.
    • 잠은 어느 정도 유동적이고 변동성이 있는 행위라는 점이 잊히기 쉽습니다.
  2. 비용 문제와 불평등
    • 고가 매트리스, 웨어러블, 유료 수면 앱, 수면 호텔 등은 상당한 비용이 듭니다.
    • 결국 시간·돈·공간 여유가 있는 사람일수록 더 좋은 수면 상품을 누릴 수 있는 구조가 되기 쉽습니다.
  3. 원인보다 결과에만 매달리는 경향
    • 수면 부족의 근본 원인이 장시간 노동, 야간·교대근무, 소음·주거 문제라면, 아무리 좋은 제품을 써도 한계가 있습니다.
    • 그럼에도 시장은 “올인원 수면 솔루션”을 약속하며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7. 수면 시장을 현명하게 소비하는 5가지 기준

완전히 시장을 떠나 살 수는 없습니다. 현실적인 전제는 “어차피 어느 정도는 수면 상품을 소비하게 된다면, 어떻게 똑똑하게 할 것인가”입니다.

7-1. “근거가 있는가?”부터 확인하기

  • 단순 후기와 광고 문구 대신,
    • 어떤 원리인지,
    • 관련 연구나 전문가 권고가 있는지
      를 확인해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특히 앱·디지털 치료제라면, 인지행동치료(CBT-I)를 기반으로 하는지, 실제 임상 연구 결과가 있는지 살펴보면 좋습니다.

7-2. “목표가 뭔지”를 먼저 정하기

  • 단기적인 시차 적응인지,
  • 만성 불면 관리인지,
  • 단순히 자기 전 휴식을 위한 것인지에 따라 선택은 달라져야 합니다.
  • 만성 불면·우울·불안이 의심된다면 의료·정신건강 전문가 상담이 우선이며, 제품은 그 이후에 고려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7-3. 기본 수면 위생을 먼저 정비하기

수면 경제의 화려한 제품들보다 기본 수면 위생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 일관되게 나타납니다.

  • 일정한 기상·취침 시간 유지
  • 취침 1~2시간 전 강한 빛·스크린 줄이기
  • 늦은 시간 카페인·과음 피하기
  • 침실 온도·조명·소음 관리

나는 수면 시장에 기대는 정도와, 기본 수면 위생의 균형이 어떨까?

아래 항목들 중, 최근 한 달간 “주 3일 이상” 해당되는 것에 체크해 보세요. 체크 개수에 따라, 지금 어디에 더 무게가 실려 있는지 가볍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품·서비스 쪽에 치우친 패턴

기본 수면 위생 쪽에 더 신경 쓰는 패턴

이 기본이 어느 정도 갖춰진 뒤에, 필요한 부분을 제품·서비스로 보완하는 접근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7-4. 데이터와 프라이버시 조건 확인하기

수면 앱·웨어러블을 사용할 때는:

  •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 누구와 공유하며,
  • 어떻게 보관·삭제할 수 있는지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한 번쯤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사용자가 이를 “무료 서비스의 대가”로 쉽게 넘기지만, 장기적으로는 개인의 민감한 건강 정보가 어디까지 활용될지 불투명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7-5. “나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가”를 최종 체크

  • 가격, 루틴 유지 난이도, 심리적 부담을 모두 고려했을 때
    • 이 상품/서비스가 정말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지,
    • 아니면 “이것까지 해야 하나”라는 압박을 늘리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은 결국 이완과 회복을 위한 것이므로, 그 과정이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만든다면 방향을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8. 잠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권리’이기도 하다

수면 상품을 어떻게 고를지 이야기하다 보면, 모든 책임이 개인에게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회·노동 구조, 주거·환경 정책이 우리의 수면을 크게 좌우합니다.

  • 교대근무, 야간 노동, 장시간 노동
  • 소음·빛 공해가 심한 주거 환경
  • 출퇴근 시간, 돌봄 부담, 주거비 스트레스

이런 요소들은 개인이 아무리 좋은 매트리스와 앱을 쓰더라도 단번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래서 최근 일부 공중보건·정신건강 영역에서는 수면을 “개인의 생활 습관”이자 “사회적 권리”로 함께 바라봐야 한다는 제안도 나옵니다.

  • 노동 시간 정책,
  • 야간 노동자 지원,
  • 도시 계획과 소음·조명 규제,
  • 공공 수면 교육 프로그램 등은,
    수면 경제 못지않게 우리의 잠을 바꾸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9. 정리하며 – ‘팔리는 잠’ 속에서 내 잠을 되찾는 법

잠 시장에서 나의 침대로 걸어가는 남성

지금 우리는 잠조차 시장의 언어로 이야기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 더 비싼 매트리스,
  • 더 강력한 수면제,
  • 더 정교한 수면 점수,
  • 더 특별한 수면 카페와 호텔이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이 모든 흐름을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수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에,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수면을 돌아보고 도움을 구하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디지털 인지행동치료처럼 과학적 근거가 있는 도구도 등장해, 치료 접근성을 넓혀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1. 잠은 원래 누구에게나 주어진 기본 생리 기능이며,
  2. 그 가치가 오직 점수·지표·소비 금액으로만 측정될 수는 없고,
  3. 수면 부족의 상당 부분은 개인이 아닌 사회·구조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할 일은,

  • 시장이 제안하는 수많은 수면 상품 중에서 근거 있고, 나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것만 선별하고,
  • 기본적인 수면 위생과 생활 리듬을 우선 정비하며,
  • 필요하다면 전문가와 상의해 치료와 제품을 구분해서 활용하는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우리의 잠을 상품으로 만들었다”는 말은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그 안에서도 “오늘 밤 내 잠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선택하는 권한은 여전히 우리에게 있습니다.

오늘 밤,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들기 전 잠깐 멈춰 서서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지금 이 선택이, 나에게 팔리는 잠이 아니라
정말 나를 쉬게 해 주는 잠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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